삶이 거지(居地)처럼 빈곤해 지는 것은
2011.07.08 08:33
삶이 거지(居地)처럼 빈곤해 지는 것은
성서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 말씀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이다. 그렇다면 하느님 나라는 무엇인가? 그것은 땅의 뜻을 따르는 삶을 살지 말고 하늘 뜻을 따르는 사람이 되라는 가르침이다. 하느님 나라는 명사적 개념이 아니라 동사적 개념으로 하나님의 다스림과 통치를 받아들이라는 의미이다. 이에 대해서 사도 바울은 성령을 따르는 삶이라고 표현했다.
“하나님의 영의 인도함을 받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롬 8:14 –16)
땅에서 태어나 땅의 원리로 살다가 땅에 묻히면 모든 것이 끝이다 고 믿고 사는 사람은 거지(居地)이다. 거지는 무얼 먹을까 입을까하는 걱정과 염려와 불안만 있을 뿐, 그 여타의 고상한 가치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눈치 보기, 합리화, 핑계, 원망과 탓, 불평불만은 인간의식이 땅에 속해 있을 때 나타나는 기본적인 증상들이다. 이런 증상에 시달리게 되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노예상태이거나 우상을 숭배하는 의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성서는 땅에만 의식을 두고 사는 사람들을 죄인이라고 규정한다. 무엇을 행위 하기 이전에 이미 자기 자신을 조이고 사는 죄인의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고통이 자기 자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때가 되면 하늘로 돌아가야 할 존재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영원히 지상에서 살 것처럼 아등바등하게 된다.
예수는 죄인의 삶에서 벗어나 왕으로, 하나님의 자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은 가장 존귀한 존재가 바로 나임을 알라는 뜻이다. 바울 사도는 성령은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신다고 말한다. 성령이 우리로 하여금 땅의 자식이 아니라 하늘의 자식으로 살게 한다는 말씀은 타인과 세상의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가 되게 한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우물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삶의 우물에 물을 길러 다니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는 사람은 사랑을 구걸하러 다니지 않는다. 나를 왜 알아주지 않느냐고 안달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성을 자각하고 모든 일을 합력해서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사람은 사소한 걱정거리에 노심초사하지 않을 것이다. 값싼 동정과 싸구려 은혜에 현혹되지 않고 남들에게 완벽하게 보이기 위해 정해 놓은 자신의 원칙과 틀에 매이지 않는다.
내가 나로부터, 세상의 권세로부터 내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살펴보자. 우리는 성령이 주시는 생명을 어떻게 받아 누리고 있는지 물어보자. 땅의 사람과 하늘 사람의 분기점은, 그 자각의 시작은 숨에 있다. 아담은 자신의 생명에 대한 자각이 없을 때는 하나의 ‘흙덩이’였으나 자신의 코에 들어오는 하나님의 숨에 대한 자각이 일어났을 때, 그는 살아있는 영적존재가 되었다. 하나님의 거룩한 생명이 숨을 통해 들어오고 있음을 깊이 생각하면 일체은혜 감사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성령은 매순간마다 하늘의 거룩한 숨으로 나를 채우신다. 그 힘으로 나의 심장이 뛰고 있고 지상의 모든 삶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내 삶의 기반은 성령이고 그 분이 주시는 숨결이다.
사람들의 삶이 거지처럼 빈곤해 지는 것은 자신의 존재 기반이 돈이나 명예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잠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아침 안개 같은 것들을 영원한 것인 양 착각하는 데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존재 기반을 하늘과 성령에 둔다. 태어났다 죽는 존재가 아니라 왔다 가는 존재임을 깨닫는 자각에 있다. 성령 충만은 거룩한 숨과 진리의 말씀에 대한 은혜의 자각이다. 그 말씀으로 내가 그 어떤 것들의 노예로 살지 않겠노라는 결단이다.
성령으로 산다는 말은 하나님께 사로잡힘을 뜻한다. 내 심장보다도 더 가까이 계신 하나님을 모신다는 뜻이다. 바울에게 있어 성령의 삶을 따르는 삶은 참된 삶이다.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새로운 존재의 삶이다. 그런 새로운 존재로 안내하기 위해 성령은 내 안에서 연약한 나를 도와 나를 위해 기도하고 계신다. 삶에 대한 궁리로 머리 터지게 고민하지 말고 기도로써 고민을 넘어가도록 이끄신다.
내 존재의 심연에서 부르짖는 성령의 기도 덕분에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고 자비와 은혜를 힘입어 살아가고 있다. 진정한 기도는 내 안에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울려 퍼지고 있는 하나님의 갈망을 알아차리는 데 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갈망을 들을 때 우리는 지상에서의 책임을 자각하게 되고 내 생명의 기회를 최고로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사랑의 삶을 살게 되고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삶이 거지(居地)처럼 빈곤해 지는 것은 | 물님 | 2011.07.08 | 6601 |
74 | 스승 [4] | 물님 | 2011.06.15 | 6870 |
73 | 당신은 어느 바람에 날아가고 있는가 [1] | 물님 | 2011.05.24 | 6397 |
72 | 아버지의 집은 내 가슴에 있다. | 물님 | 2011.05.11 | 6226 |
71 | 알껍질 안의 병아리는 하늘을 볼 수 없다. [2] | 물님 | 2011.04.24 | 6664 |
70 | 눈은 몸의 등불 [2] | 물님 | 2011.04.01 | 6841 |
69 | 빛의 자궁 - 어둠 [1] | 물님 | 2011.03.07 | 6848 |
68 | 무엇을 감사하고 있는가? [1] | 물님 | 2011.02.21 | 6415 |
67 | 보물찾기 [1] | 물님 | 2011.02.02 | 6545 |
66 | 새해- 속사람이 날마다 새로워지기를 [1] | 물님 | 2011.01.04 | 67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