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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마을[8.7]

2011.08.07 20:26

구인회 조회 수: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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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자신이 된 자리

 

 

   "비야단마, 상카라, 아파마디나, 상파데타"

   "모든 것이 바뀌어 간다. 게으름 없이 힘쓰라"

    이 말씀은 붓다가 쿠시나라 사라쌍수 그늘 아래서

    영면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또 경전에 영면에 즈음하여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전하니,

   "내 나이 익을 대로 익고 내 목숨은 얼마남지 않았기에

    그대들을 두고 나는 떠나야 한다.

    나는 오직 나를 따르노라

    그대들은 애쓰고 힘써서 생각을 바로잡고 계를 지켜가라

    마음을 가라앉히고 제 마음을 잘 지키라.

    법과 율에 정진하는 사람은

    생의 유전流轉을 넘어 고苦의 종말을 알리라"

   

    이미 죽음을 여의고 죽음을 영접할 준비를 한 붓다는

    당시 카스트의 천민계급이었던 파바마을 대장장이 '춘다'라는

    이가 드린 버섯죽을 들고 병이 난 것인데,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기는커녕 그의 공양을 친찬하고 오히려

   "탐, 진, 치를 없애어 고요한 평안 속에 살도다." 며 음식 공양으로

    괴로워하는 춘다를 위로하는 시를 짓기까지 하지요.

    춘다가 드린 버섯죽은 토란 혹은 돼지토란을 섞어 만든 것으로

    함부로 먹으면 탈이 날 수 있는 음식입니다.

    그래서 아난다를 비롯한 제자들은 이 음식을 들지 말 것을

    권했지만 붓다는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이 음식을 홀로 드셨고

    나머지 음식은 먹지 말고 땅에 파묻으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이 음식이 탈이 되어 중병에 걸렸고 '지금부터 석달 후

    열반에 들리라, 는 예언이 이뤄지게 된 것입니다.

    당시 그 나라엔 흉년이 들어 음식이 몹시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벨루바나에서 파바까지 오는 동안 누구하나 붓다를 초청해서

    공양을 드린 적이 없었고, 천민 대장장이 춘다가 법문을 듣고

    감동을 받아 부처님을 집으로 모셔서 공양을 드린다고 할 때

    붓다 말고는 아무도 이를 믿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돌이켜보니 붓다는 니란자나 강가에서 불가촉 천민 수자타 여인의

    우유즙을 드시고 깨달음에 이르셨고,

    천민 대장장이 춘다의 버섯죽을 드시고 열반에 드셨습니다.

    붓다 자신도 "성불하기 직전의 공양과 열반하기 직전에 올린

    공양이 최고의 공덕이 있다."는 말씀으로 붓다와 함께 한 사람들이

    누구였던가를 회상시켰고 당시 사람구실 못하던 사람들을

    들어서 고귀한 사람의 반열에 올리셨습니다.

    결국 그의 깨달음이란 왕궁을 나섬으로서 출발하였으나,

    그의 의식은 여전히 높은 자리에 있었고 그 높은 자리에서는

    어떤 수련이나 고행도 그를 깨달음으로 이끌지 못했으며,

    그가 진정 낮은 자리로 내려가 그들과 어울리고 웃고 자고   

    그들의 음식을 먹고 그들과 하나되었을 때 비로소 그는 붓다,

    깨달음을 얻은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법에는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다 부처다,

    '누구나 깨면 부처'라고 선포하고 있으며, 그 누구라도 배제하거나

    없신여기지 말 것을 권면하고 계십니다.

 

    이런 붓다의 죽음을 앞둔 일련의 행동을 보면 예수님의 말씀과

    행위의 유사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사람대접 받을 수 없는 비참한 현실 속에서

    그는 가난한 사람, 버림받은 사람, 병든자와 삶이 고단하고

    무거운 짐진 자와 어울려 다녔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에게는 물을 얻어드셨고, 죄인의 집에 가서

    음식을 얻어 드셨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과 조촐한 식사를

    하시면서 일일이 제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나눠 주셨습니다.

    돌이켜보면 예수님처럼 불쌍한 사람이 없어요.

    구린내나는 말밥통에서 태어났습니다.

    목수의 아들이었으니 그 역시 목수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고

    니코스 카쟌챠키스의 말을 빌으면 십자가를 만드는 목수였는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셨습니다.

    낮은 자리에 와서 낮은 자리에서 살다가 또 가장 기피하고

    더 이상 내려 갈 곳 없는 그 나무 막대기에서 죽어주신 것입니다.

   

   "누구든지 자기자신을 높이면 낮아질 것이고

    자기를 낯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루가 14:11"

    끝없이 낮은 자리를 향하고 또 그 길을 향해 간 사람

    그러나 그 자리는 결코 낮은 자리가 아니었고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 끝내 자기 자신이 된 자리

    누군가는 가야 될 가장 높은 자리였습니다.

   

    지도무난 至道無難, 어려움을 이기고

    윗 마을이 아니라 겸손히 아랫 마을로 내려가셔서

    사랑과 자비로 큰 길 가신 두 분 예수님 부처님

    낮은 자리와 높은 자리의 비밀을 알려주신 물님의 말씀 속에서

    예수께서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하고 이순간  '쿵' 하시니, 

    붓다께서 "자등명 법귀의 自燈明 法歸依"   

   "네 등불을 밝히고 진리를 의지처로 삼으라"

    하시며 '짝' 하십니다.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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