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507672
  • Today : 1226
  • Yesterday : 806


처서

2011.08.25 07:00

지혜 조회 수:4796

              처서 

 

 

 

 

복달임 한 번 없이

밑반찬 서너 번 담그고

어린 것이 쉬로 휘지른 이불 너댓 번 빨고

겨우 시 몇 편 주웠는데,

귀뚜라미 등을 타고 온다는 처서라 하네요

껑충 오른 고추 값에, 이제야

햇살이 열매의 살이었음을 절절감하는 중인데

대나무도 살풀이 할 틈이 없어 속이 무겁다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건들바람 타고 온다네요

춘하추동을 한 몸으로 엮어 가지만 

앉고, 서고, 걷고, 눕고, 때를 가려 한다지요

쉴 새 없이 돌아도 변수가 없는 운행인데

제 기분 따라 세월이 빠르다, 안간다하는

눈 먼 이들의 빈 소리에

처서는 귀가 시끄럽다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 눈 먼 새에게 [1] 지혜 2011.09.05 5870
120 멸치 [2] 지혜 2011.09.03 4792
119 똥의 고독 [1] 지혜 2011.09.02 5947
118 바람의 이유 [1] 지혜 2011.09.01 4051
117 관계 [2] 지혜 2011.08.31 5639
116 문어 사람 [1] 지혜 2011.08.30 4057
115 삶의 적정 온도 [2] 지혜 2011.08.29 5037
114 안시성 옹기 터에서 [2] 지혜 2011.08.27 4550
113 술이 부는 피리 [1] 지혜 2011.08.27 5160
» 처서 [1] 지혜 2011.08.25 4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