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재의 작품 심보익권사님 傘壽산수(8세) 생신
2008.09.21 19:13
<어머니 심보익 권사님>
어 머 니
이건 아니야
이건 나로 사는게 아니야 하고
머리를 흔들때
당신은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늘처럼
내 가슴의 산천들이 깨어날 때
늘 예배당의 마루를 눈물로 적셔온
당신의 눈물이
내 열병의 이마 위에 뿌려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길은 너무나도
좁은 길이었습니다
한 곡조의 선율이 지나가고
또 다른 선율의 음률이 이어지듯
그렇게 이어져 온 파란의 세월 속에서
어머니
당신의 주름은 깊기만 합니다
나는 당신의 자궁처럼 좁은
그 길을 통해서
오늘 이렇게 여기 있습니다
그 어느 곳도 아닌 여기
눈물과 탄식과 죽음을 넘어선 자리
내가 당신을 낳아주는 자리
그리하여 당신은 나의 딸이 되고
영원한 누이가 되는 자리
지금 여기에서
홀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물
댓글 1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75 | 순창 강천산 맨발길을 걸으며... | 도도 | 2017.10.16 | 2912 |
274 | 도봉에 앉은 천사들 | 결정 (빛) | 2009.05.22 | 2911 |
273 | 나도 너희들 처럼 되고 싶어........ | 도도 | 2009.03.30 | 2904 |
272 | 놀라움 | 하늘꽃 | 2009.03.15 | 2904 |
271 | 진달래마을[11.15] | 구인회 | 2009.11.17 | 2903 |
270 | 사람만이 희망이다 / 박노해 [2] | 구인회 | 2009.06.23 | 2903 |
269 | 이현필 선생 생가 | 구인회 | 2011.07.26 | 2902 |
268 | 늦은 봄날 오후 | 도도 | 2019.05.26 | 2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