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사회, 술 못 먹는 나
2011.09.17 14:06
"술 권하는 사회, 술 못 먹는 나" 직장, 모임, 행사 등 술자리에서 술 못 먹는다게 참 불편하고 난처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술 한 잔만 들면 얼굴이 붉어지고 어쩌다
남들처럼 갈 때까지 가보자고 들이키면 영락없이 두통에 어지럼증,
엨, 구토 증세가 동반합니다. 술을 좀 잘 마셨더라면 조직 사회에서
탄탄대로를 걸었을 것이라는 어줍쟎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술 못 먹고 술 안마시는게 별로 주눅들지는 않아요.
지나친 음주가 끼치는 해악이란 이루 말 할 수가 없으며, 술 잘 먹는
분들의 현주소와 뒷모습이 영 아니고, 어쩌다 술자리에 가 보면
건전한 대화라기 보다 헌 말 또 허고? , 어찌 그리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말씀들이 술술 잘 나오는 지, 술고문 만큼이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말고문에다가, 잠재해 있던 안 해도 될 말씀들을 쏟아대니
술 먹는 사람에게는 술김에 하는 말이라지만 술 못 먹는 사람에게는
언중유골의 화살에 뜻하지 않은 생채기를 내게 됩니다.
여기 까지 술 권하는 사회, 술 못 먹는 사람의 넋두리고요.
내가 술 못 먹는 이유는 사실 간에서 알콜 해독작용이 원활치 못하기
때문이지요. 즉 간에서 알콜 분해를 맡고 있는 알콜 탈수 효소(ADH)
의 작동이 시원챦기 때문.
알콜의 종류는 두 종류가 있는 데 메틸알콜(CH3OH)과 에틸알콜
(C2H5OH), 전자는 공업용 알콜이고 후자가 우리가 술이라고 하여
음용하는 식용 알콜입니다. 술, 에틸알콜(C2H5OH)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몸의 대사작용에 의해 간에서 알콜 탈수 효소(ADH)가 나와
에틸알콜(에탄올)을 아세트알데히드(CH3CHO)로 산화시키지요.
아세트알데히드(CH3CHO)는 술의 분해과정에서 나오는 화합물로
위장에 자극을 주고 구역질, 구토, 설사, 호흡불량, 경련, 호흡계 마비,
알레르기, 각막손상, 눈의 염증을 일으키는 무색 물질로 심한 경우엔
질식이나 마비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아래와 같은 독성물질입니다.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
그러므로 이 알콜 산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분해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되면 알콜 중독과 심각한 질환을 야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몸의 간에서는 알콜 탈수 효소(ADH)와 알세트알데히드
탈수 효소인(ALDH)가 나와 아세트알데히드(CH3CHO)를 아세트산
(CH3COOH)으로 산화시키고, 다시 아세트산(CH3COOH)은 에너지와
물(H2O), 이산화탄소(CO2)로 분해 됩니다.
몸 속에 들어오는 나쁜 물질을 없애 건강을 유지하려는 인체의 놀라운
기능이 발동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이클에서 알콜의 농도와 양, 그리고 효소의 작용에 따라서
완전 대사되지 않은 아세트알데히드(CH3CHO)가 인체를 순환하면서
세포를 자극하는가 하면 충혈과 두통, 구토, 현기증을 유발시킵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술을 못 먹는 게 아니라, 술을 분해시키는 간에서의
해독작용이 완전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술을 분해시키지
못하는 게 아니고 갑작스럽게 과량의 술이 체내로 입류하게 되면 이를
분해하는 작용이 더디게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술을 적게 마시라는 조언은 술을 적게 마시게 되면 인체의
기능이 충분히 술을 대사시킬 수 있다는 것과 유비되는 말입니다.
한편 우리가 먹는 에틸알콜(술)과는 달리 메틸알콜이 몸에 들어가게
되면 치명적인 질환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알콜 탈수 효소(ADH)가
분자 크기가 작은 메틸 알콜(CH3OH)에 작용하면 아세트알데히드
보다 훨씬 강력한 독성물질인 포름알데히드(HCHO)가 발생합니다.
이 포름알데히드는 매연이나 새집증후군 등에서 발생하는 화합물로
워낙 독성이 강력해서 간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실명에 이르게 하는
물질. 만일 실수로 메틸 알콜을 마시게 되었다면 아이러니 하게도
에틸알콜(술)을 마시는게 효과적입니다. 분자 크기가 큰 에틸알콜이
메틸알콜보다 스무배 더 강렬하게 효소와 반응하게 되고 메틸알콜은
산화되지 않고 신장, 방광을 통해 그대로 체외로 배출하게 되는 원리
라고 합니다.
술 권하는 사회, 분위기와 관계를 좋게하고 시름을 달래고자 술 한잔
기울이지만 자칫하면 몸을 망치고 오히려 관계도 망가뜨리는 경우를
쉬 볼 수 있습니다.
뭐든지 음식은 적당한 게 최고, 너무 많이 먹고 마셔, 몸이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이 역시 중정을 지키는 게 최상입니다.
몸은 생명을 지키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자 악성물질과 싸움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나, 때로는 중과부적이라 너무 많은 음식과 술이
몸에 들게 되면 생명의 전선에서 후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먹어야 산다는 것은 육체요, 안 먹어야 산다는 것은 정신이다.
나는 지금 한 주일 동안 끼 때를 잊어먹고 살아 왔다.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믿는다면서도 바라는 것은 식색(食色)의
풍부함 뿐이다. 그것이 마귀의 생각이다. -다석 유영모"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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