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하부인 "으름덩굴"
2011.10.15 20:34
으름덩굴
-노향림 으름덩굴을 보러갔다 조금씩 물소리를 내며 다가가도 모른척 다른 나무만 감아올리는 그대 가는 다리를 펴서 허공을 밀고 올라 가다 어느 한 순간 나뭇가지에 숨죽이듯 멈추는가 싶더니 자홍색 꽃을 피워낸다. 어느 불모의 땅을 건너가 절규처럼 터졌을까? 얼음과 으름사이의 서늘한 덩굴 밑을 지나가다 길 잃은 기억의 쓸쓸함을 피워 올렸을까.
쌍떡잎 으름덩굴과 갈잎 덩굴식물 으름덩굴 줄기에 구멍이 나 있어 목통[木通] 덩굴의 뻗어가는 모양이 꼭 노인의 모습이라 하여 "정옹" 또, 등나무를 닮아서인지 만년등이라고도 부릅니다. 새순은 나물로 먹고 줄기는 바구니를 만들기도 하지요. 한방에서는 열두 경맥을 잘 통하게 해주는 약재라 하여 "통초"라는 별칭이 있으며, 이름 대로 이 으름덩굴은 구규(구멍)를 통하게 하고 급체(관격)를 풀고, 혈액순환 개선과 심장, 소장의 열을 내리고, 균과 종양을 억제합니다. 또한 이 목통은 소염, 이뇨작용이 강해서 비뇨기 염증 질환에 아주 유용한 약재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세상을 비추는 산 위의 등대로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우주를 통하게 하는 등불, "불재" 불재의 으름덩굴도 손바닥처럼 생긴 이파리를 드리우고 사정 없이 허공을 밀어 올리며 싱ㄱ ㅡ런 웃음을 던집니다.
si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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