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28214
  • Today : 966
  • Yesterday : 1456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33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1323
122 뉴욕에서 달아나다 물님 2012.06.04 1283
121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1297
120 물님 2012.06.14 1243
119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1253
118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1306
117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399
116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1469
115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247
114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