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1044
  • Today : 1420
  • Yesterday : 966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35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바다 [3] 이상호 2008.09.08 1577
122 떼이야르드 샤르뎅 [2] 운영자 2008.09.04 1787
121 아침에 쓰는 일기 3. [8] 하늘꽃 2008.09.01 2386
120 사하자입니다~! [3] file sahaja 2008.08.27 2318
119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1631
118 포도주님독백 [7] 하늘꽃 2008.08.21 1691
117 산새 [5] 운영자 2008.08.19 2255
116 희망 [8] 하늘꽃 2008.08.19 1856
115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1536
114 편지 [5] 하늘꽃 2008.08.13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