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의 편지 / 방 해
2012.02.09 20:44
가온의 편지 / 방 해
행복한 겨울을 지내고 싶었습니다.
겨울에도 매일 내 작은 오피스(opice)인 ‘공간’에 나갈 수 있는
건강과 여건을 마련해주심을 감사하면서
유리벽 면으로 설경(雪景)을 보며 차를 마시고,
반가운 만남들을 갖기도 하고,
겨우내 읽고 싶은 책도 맘껏 읽으면서
나름대로 행복한 겨울이었으며,
또 그렇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강추위가 계속되자
또 옥상의 물탱크가 냉각되면서 단수가 되고,
힘들고 불편한 겨울이 되었습니다.
작은 일상이라고 해서 그냥 평탄하게만 이어지지 않고
이처럼 방해요소가 생기는 것처럼
우리 살아가는 삶의 여정에서도 행복을 누리려 할 때면
방해요소가 마치 숲속의 복병처럼 잠복했다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이러한 방해요소들은
별처럼 반짝이는 행복과 섞여 있어 한 번씩 나타날 때면
우리로 하여금 블랙홀처럼 빛을 잃게 하거나
그 어둠속으로 침몰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들은
정상적인 일상의 과정을 방해함으로써 이루어져 왔습니다.
‘나오미’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기근을 피해 행복하게 살기 위해
가족과 함께 외국으로 이주를 했지만
오히려 그곳에서 남편과 세 아들을 잃고 돌아옵니다.
고향에 돌아온 나오미는 슬픔과 절망에 잠겨
“나를 나오미(희락,즐거움,행복)라 부르지 말고
나를 마라(쓴물)라 부르라”(룻기1:20)고 합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녀를 따라 온 며느리 ‘룻’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부유한 보아스의 가족이 되게 하시고,
왕의 족보에, 그리고 이어서
예수그리스도의 족보에 오르게 하십니다.
정혼한 처녀인 ‘마리아’는 아기를 낳아야 되는 현실이
그녀의 평탄한 삶에 방해요소로 찾아왔지만
그로 인해 예수를 탄생시키는 위대한 사역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기세등등한 지성이요, 열성분자인 ‘사울’은
다메섹에서 빛을 보고 눈이 멀게 되지만(행 9:1-9)
그러한 과정을 통해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기독교 역사상 위대한 사역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잘 정돈 된 인생을 방해하는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늘 좌절, 초조, 공포 그리고 의심 같은 태도로 반응하게 되지만
이제는 오히려 기회로 볼 수 있는 안목도 가져 볼 일입니다.
몇 날 동안 고생을 하다가 남편이 결국 119를 통해 생활용수를 요청해서
겨우 불편을 메워가고 있는데 강추위가 또 다시 시작된다는 일기예보에
마음도 다시 어두워집니다.
누군가 “그런 일상적인 일들로 행복이 깨지느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나라는 사람은 작은 일로 행복해지는 만큼
작은 일로도 금세 불행해지기도 하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지요.
그러기에 매월 당신에게 보내는 나의 편지는
내가 이미 그렇게 살고 있음이 아니라
그렇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글일 뿐입니다.
몹시도 추운 겨울이지만 그 와중에도
김장김치가 맛있게 숙성되어가는 행복한 계절에
어둠 속에서 별 빛 같은 행복을 모아 안고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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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가 오타입니다. 수정해주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