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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거사의 차 이야기

2012.06.21 23:04

물님 조회 수:2979

윤두병 2012년 6월 20일 오후 10:36
<모리거사의 차 이야기> 4.

- 자업자득이 된 국산차-

한국 차가 망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대량생산으로 차 시장을 접근했기 때문이다. 즉 지자체는 농가 소득을 올려주기 위한 방편으로 농협을 통해 차농사를 권하고 차밭을 일군 농민들로 부터 찻잎을 대량 수매하여 농협이나 지자체 소속의 차공장을 지어 생산된 차를 시중에 팔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들의 찻잎을 수매할 때 잎의 질(質)에 따라 값을 처주는 것이 아니라 무게만을 따져 가격을 매겼고, 따라서 어떻게든지 찻잎을 많이만 가지고 가면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그래서 생산을 높히기 위해 차밭에 비료를 주었고, 그에 따른 생산 증대는 농민들은 짭잘한 수입을 안겨 주었다. 이를 본 다른 밭작물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너도 나도 차밭을 만들기 시작했다.

차밭은 씨 뿌린 후 최소한 5년이 되어야 수확이 가능해 진다. 하지만 곧 부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로 긴 세월을 기다리면 차밭에 공을 드렸지만 그 꿈은 얼마가지 않아 그야말로 꿈으로 끝나고 말았다.
비료를 먹게 되면 차나무는 뿌리가 옆으로 퍼지기 시작한다. 그리되면 차나무는 비료가 없으면 잎이 시들시들 해지고 생산량도 현저히 줄게 된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비료를 주어야 하는데, 문제는 그렇게 자란 찻잎은 독한 약성을 잃어 잎에 벌래가 붙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 농약을 뿌리자 않으면 않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결국 사건이 발생한다. 농약이 살포되는 차밭을 목격한 어느 언론사 기자가 이를 보도하면서 그야말로 국산차의 신용은 날개를 잃고 추락하게 되었던 것이다. 차 산업을 신중하고 전술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돈이 될 것 같으니까 앞다투어 대들다가 스스로 자멸한 결과를 낳은 셈이다.

그렇다면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인가? 그 막대한 차 시장을 중국과 일본에 내주고 구경만 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나라가 따라올 수 없는 명차(名茶)를 생산할 수 있는 지리적 조건과 천혜의 기상조건이 갖추어져 있는 곳이다.
게다가 우리는 과거 우리 조상들이 차속에 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담아내 왔던 차문화가 있었고, 이것이 세계 문명의 전도사로서 기능을 발휘앴었던 전통을 갖고 있는 민족이었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차 산업을 추진한다면 국산차는 새로운 도약이 가능해 질 수 있다. 나는 이제부터 이 도약을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내 보려한다. 한국차의 명예회복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