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째서 차 종류가 그리 많은가?

이제 중국차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먼저 그 수를 다 셀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종류의 중국차를 보면서 기가 죽는다. 그래서 ‘역시 차의 고장 중국은 다르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차의 실상과 진실을 알게되면 우리 차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것이다.

중국의 차 이야기는 먼저 중국의 지형을 살펴보면서 시작해야 한다. 중국 대륙은 거대한 티벳 산맥과 고원으로 막혀있고, 동쪽에는 평원이 넓게 펼처져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그래서 티벳 산맥과 고원에서 비가 오면 그 물이 몽땅 동쪽으로 흘러 내려가면서 거대한 두 개의 강을 만들어 내고 있다. 바로 황하(黃河)와 양자강이다.

문제는 이때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물줄기가 대부분 두 강으로 모여 홍수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 결과 역사적으로 강의 물줄기까지 바뀌는 일이 일어날 정도로 심각한 물난리가 자주 일어났기 때문에 중국의 역대 제왕들은 치수문제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중국대륙은 거대한 평원이 만들어져 중국 역사와 문화는 농경사회문화라 할 수 있게되었다.

이처럼 중국에는 산이 아닌 평원이 대부분이어서 한반도처럼 아기자기한 자연환경과 지형에서 비롯된 숲이나 강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차(茶)밭 역시 총면적(總面積)이 무려 몇 백만평에 이르지만 차나무의 질(質)이 대부분 산에 심어진 우리네 차나무 잎을 도저히 따라 올 수 없었던 것이다. 나무가 어디 밭에 심어지는 식물인가?

그래서 중국의 차밭은 동쪽으로는 동경 12도의 대만성 동안(東岸)에서부터 동경 94도의 티베트 미림자치구까지, 북위 37도의 산동성(山東省) 영성현(榮城縣)에서부터 북위 18도의 해남도(海南島) 유림항(楡林港)까지 거대한 차밭이 존재하지만 그것은 대부분 밭작물에 불과하고 그것도 거의 남쪽 열대지역에 대부분 생산되고 있다.

예컨대 가장 차가 많이 생산되는 곳은 이른바 ‘보이차’가 생산되는 운남성과 사천성이다. 특히 운남성은 베트남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열대지방이서 차나무가 매우 잘 자란다. 다만 고형이 고산지대에 가까워 밤과 낮의 기온차가 커 차나무의 잎의 향기가 좋고 건조해 차 생산에 용이한 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이다. 그곳에는 무려 1천 7백여년 묵은 높이 34미터나 되는 차나무 고목이 있을 정도이고, 그곳은 옛 부터 차로 유명했다.
중국인들은 이처럼 오래된 고차수(古茶樹)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차의 본산지라고 선전하고, 그 찻잎의 질이 뛰어나고 선전하지만, 열대지방의 차나무 잎에서 어찌 약성을 기대하겠는가?

그렇다면 중국은 왜 그처럼 차 음료가 일찍부터 발달하게 되었던 것일까? 먼저 중국인들의 음식형태에서 비롯되었다. 즉 기름으로 튀긴 음식을 주로 먹는 그들에게 비타민 결핍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고, 기름기가 위벽에 달라 붙게 되자 몸이 비만과 산성체질이 되어 중국인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따라서 그들은 그 예방책이 되는 식물을 찾았고, 그것이 차를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하여 지금 그들은 모두 식후 오룡차 마시는 것이 그들의 일상화가 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에 차문화를 발달을 촉진시킨 것은 중국인들의 미감(味感) 때문이었다. 돈많은 부유층을 중심으로 보다 훌륭한 맛과 향을 가진 차를 찾게 되었던 것인데, 그래서 고급차가 들어왔다고 마을에 소식이 들어오면 이를 미인과 함께 즐기는 '찻집’문화가 생기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자 농민들은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별난 차를 만들기 위해 기를 썼고, 그렇게 개발된 차에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찻집에 선을 보였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 수많은 종류의 중국차가 만들어진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중국차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에는 또 다른 계기가 있었다. 기막힌 이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