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풍력발전기
2012.09.04 07:28
@ 발상의 전환을 위한 생각거리로 소개합니다.
[부산] 친환경 대체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풍력발전. 하지만, 우리는 풍력발전이라하면 대개, 바람을 마주한 프로펠러형 발전 방식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제 그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최근에 이 ‘풍력발전=프로펠러’ 라는 공식을 깨뜨린 대학생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4학년 김대연씨. 그는 현재 ‘윈드 큐빅’이라 불리는 선형풍력발전기를 개발해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이 ‘윈드 큐빅’을 개발한 것은 대학교 3학년 시절인 2009년. 새로운 아이디어에 골똘하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선형풍력발전기 ‘윈드 큐빅’.
선형풍력발전기란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풍력발전기라하면 프로펠러를 연상하기 쉬운데 이론상 프로펠러는 이를 통과하는 바람의 약 59%밖에 활용할 수 없어요. 저는 이러한 바람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았죠.
그래서 떠올린 것이 프로펠러가 아닌 면(面)을 이용하는 방법이었어요. 바람은 접촉하는 단위면적이 넓을수록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문제는 이 면을 발전에 활용하는 방식이었는데 제가 떠올린 방법이 바로 이 선형방식이죠.”
선형발전기 구동 모형 (왼쪽부터 1단계 2단계 3단계 4단계).
작동방식은 그리 어려지 않아요. 작동과정은 총 4단계예요. 먼저 1단계는 발전기 속의 판이 바람을 받는 단계랍니다. 그러면 2단계에서는 바람의 힘 때문에 판이 뒤로 밀립니다. 이 때 판은 아래에 있는 레일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자동으로 접힙니다.
3단계에선 뒤로 밀렸던 판이 용수철의 탄성 때문에 다시 본래 위치로 돌아와요. 이때도 마찬가지로 판이 아래에 있는 레일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접힌 상태를 유지하는 거지요. 마지막 4단계는 판이 다시 본래위치로 돌아오면서 초기 상태로 복귀하는 단계입니다.
이 네 과정이 반복하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거죠. 코일을 감은 철이 자석과 마찰해 전기를 생산하는 거죠.
어떻게 이러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나요?
지난해 학교에서 ‘개발도상국에 전수 가능한 비용 효율적 엔지니어링 서비스’ 라는 주제로 창의적 설계 경진대회를 실시했어요. 이 선형풍력발전기는 그때 출품했던 작품이죠.
제가 알기로 아프리카의 사막이나 평원에는 매일같이 평균 10m/s의 바람이 불어요. 풍력발전을 활용하기에 딱 좋은 기후 조건이죠. 하지만 풍력발전은 기후적 요건만 만족한다고 활용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기술보다는 자본이 중요하죠.
사실 풍력이 친환경적 대체에너지이기는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비용대비 효율적인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어요. 특히 프로펠러를 만드는데 돈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풍력발전기에서 프로펠러를 없애고 이를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어요.
수상실적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예. 현재 팔리는 소규모 풍력발전기보다 원리가 간단하고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 수 있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발전기라는 점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프로펠러형 풍력발전기보다 발전율도 일반 풍력발전기보다 최대 6% 이상 높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일반 풍력발전기가 바람에너지의 약 59%만을 이용할 수 있는데 반해 선형풍력발전기는 자체 실험에서 최대 65%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선형풍력발전기는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보급하기 쉬울 뿐 아니라, 효율성이 좋습니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산업진흥원이 주최한 2009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교내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지역예선에선 동남권 지역 1위를 했어요. 전국 본선에선 특별상을 받았죠.이와는 별도로 나간 대한전기학회 부산지회 캡스톤 경진대회에선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제작은 혼자서 하셨나요?
저를 포함해서 본래 친하게 지내던 같은 과 후배 한명과 학교 게시판에 올린 팀원모집 공고를 보고 찾아온 기계공학부 후배가 한 팀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각각 역할을 분담했죠.
제가 아이디어를 내고 팀장으로서 작업과정을 총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고 다른 팀원 2명은 각자 자기가 가장 자신 있는 부문을 담당했어요.
사실 교내 대회에 출전할 때만 해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어요. 처음에는 쉬엄쉬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교내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전국대회에 나가면서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팀원을 한 명 더 추가했죠.
사실 저희가 재학생 신분이라서 대회 준비 과정과 학교 시험기간이 겹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팀원들 모두 성적도 많이 떨어졌죠(웃음).
팀 체제라서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시간 내 완수 하지 못하면 다른 팀원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개인사정으로 일을 미룰 수도 없었어요.
아이디어 회의, 설계, 부품구입, 제작, 성능테스트 등 모든 과정이 하루 이틀로 끝날 일이 아니라서 늘 시간에 쫓겼죠. 대회기간이 임박해서는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제작실에서 쪽잠을 잔적도 많죠. 제작실이 지하에 있어 여름에도 새벽에는 꽤 추웠던 기억이 납니다.
선형풍력발전기의 모습.
생각보다 크기가 작은데, 얼마나 발전하나요?
예. 지금 현재 이 정도의 규모(너비 1m X 높이 0.8m)라면 100W 정도의 전기를 생산해 낼 수 있어요. 길거리에 있는 가로등을 작동시키는데 필요한 전력량이 400W 정도 되니까 여기서 조금 더 크기를 늘리면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전력을 충당할 수 있지요.
하지만 최대 발전량을 하나의 수치로 명확히 규정짓기는 어려워요. 발전기의 특성상 크기가 커지면 생성되는 전기량도 증대되기 때문이죠. 이제 제가 만든 이 발전기 모형을 기업의 기술자들이 더욱더 실용화 시키고 개량해나가는 것이 숙제라면 숙제겠지요.
아직 학부생인데,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없었나요?
(웃음) “어려움 많았죠. 다행스럽게도 교내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뒤, 개량할 때에는 지도교수님의 도움을 받았어요. 하지만 초기에는 제작 및 실험 장소와 관련한 문제가 너무 컸어요. 석사라면 연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지만, 학부생에게 그런 연구공간은 어림도 없거든요.
저희팀이 대개 이용했던 장소는 과내 과제 실습실이었어요. 사실 그곳은 저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제작 활동에 제약이 너무 컸죠. 우리나라에는 산학협력이 잘 돼 있다고 하지만, 학부생들은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여건이 되지 않아 사장시키는 것이 대부분이죠.학생들이 공학에 더욱더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가 단지 아이디어로 끝나게 해선 안돼요.
실제로 제작해 보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스스로 찾아보도록 만들어 주어야죠. 다행히 저는 시기가 맞아 떨어져 저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긴 했지만 이러한 경우는 매우 드물죠. 앞으로는 학부생들에게도 실습 및 제작을 위한 인프라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네요.
김대연씨(오른쪽)와 팀원 장찬영씨.
앞으로의 풍력발전의 전망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제가 생각하기에 풍력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적 여건입니다. 특히, 넓은 공간과, 바람,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죠. 자본의 문제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자연적 제약은 그렇지 못하죠. 이러한 조건을 고려해 볼 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풍력발전의 개발 방향은 바다를 이용하는 거예요.
이미 외국에서는 해양풍력발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죠. 바다만큼 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과 일정한 양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부는 장소도 없어요.
아직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풍력발전 기술에 비해 뒤쳐져 있지만 이 해양 풍력발전을 잘 연구한다면 친환경 대체에너지로서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손색이 없는 풍력에너지를 가지게 될 것이라 확신해요.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요?
제 꿈은 국내의 기술관련 특허권을 관리하는 변리사가 되는 것이에요. 우리나라가 기술 강국이라곤 하지만 아직 제품 생산과정에서 지불하는 해외 로열티가 매우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원천기술이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온전한 우리의 것이 될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기술들을 더욱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그것을 관리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기술을 우리의 허가 없이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보전하는 능력 말이에요.
사실 제가 교내 대회에 출전하면서 이 선형풍력발전기를 개발한 것도 제 손으로 만든 상품으로 특허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학공부도 하면서 환경 친화적인 발전기도 만들고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미리 둘러보는 두루두루 좋은 경험이었어요.
학부생 신분으로서 부족한 여건을 극복하고 선형풍력발전기를 만들어낸 김대연씨. 친환경적 대체에너지 연구개발이 활발한 요즘, 한 대학생의 작은 아이디어가 이루어낸 이 발명품이 미래의 풍력발전 사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 기대해 본다.
2010.04.01 13:36 입력 |공감코리아 정책기자마당 다정다감 정책기자 유정균|
출처 : 공감코리아
그러나 이제 그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최근에 이 ‘풍력발전=프로펠러’ 라는 공식을 깨뜨린 대학생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4학년 김대연씨. 그는 현재 ‘윈드 큐빅’이라 불리는 선형풍력발전기를 개발해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이 ‘윈드 큐빅’을 개발한 것은 대학교 3학년 시절인 2009년. 새로운 아이디어에 골똘하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선형풍력발전기 ‘윈드 큐빅’.
선형풍력발전기란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풍력발전기라하면 프로펠러를 연상하기 쉬운데 이론상 프로펠러는 이를 통과하는 바람의 약 59%밖에 활용할 수 없어요. 저는 이러한 바람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았죠.
그래서 떠올린 것이 프로펠러가 아닌 면(面)을 이용하는 방법이었어요. 바람은 접촉하는 단위면적이 넓을수록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문제는 이 면을 발전에 활용하는 방식이었는데 제가 떠올린 방법이 바로 이 선형방식이죠.”
선형발전기 구동 모형 (왼쪽부터 1단계 2단계 3단계 4단계).
작동방식은 그리 어려지 않아요. 작동과정은 총 4단계예요. 먼저 1단계는 발전기 속의 판이 바람을 받는 단계랍니다. 그러면 2단계에서는 바람의 힘 때문에 판이 뒤로 밀립니다. 이 때 판은 아래에 있는 레일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자동으로 접힙니다.
3단계에선 뒤로 밀렸던 판이 용수철의 탄성 때문에 다시 본래 위치로 돌아와요. 이때도 마찬가지로 판이 아래에 있는 레일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접힌 상태를 유지하는 거지요. 마지막 4단계는 판이 다시 본래위치로 돌아오면서 초기 상태로 복귀하는 단계입니다.
이 네 과정이 반복하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거죠. 코일을 감은 철이 자석과 마찰해 전기를 생산하는 거죠.
어떻게 이러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나요?
지난해 학교에서 ‘개발도상국에 전수 가능한 비용 효율적 엔지니어링 서비스’ 라는 주제로 창의적 설계 경진대회를 실시했어요. 이 선형풍력발전기는 그때 출품했던 작품이죠.
제가 알기로 아프리카의 사막이나 평원에는 매일같이 평균 10m/s의 바람이 불어요. 풍력발전을 활용하기에 딱 좋은 기후 조건이죠. 하지만 풍력발전은 기후적 요건만 만족한다고 활용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기술보다는 자본이 중요하죠.
사실 풍력이 친환경적 대체에너지이기는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비용대비 효율적인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어요. 특히 프로펠러를 만드는데 돈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풍력발전기에서 프로펠러를 없애고 이를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어요.
수상실적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예. 현재 팔리는 소규모 풍력발전기보다 원리가 간단하고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 수 있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발전기라는 점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프로펠러형 풍력발전기보다 발전율도 일반 풍력발전기보다 최대 6% 이상 높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일반 풍력발전기가 바람에너지의 약 59%만을 이용할 수 있는데 반해 선형풍력발전기는 자체 실험에서 최대 65%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선형풍력발전기는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보급하기 쉬울 뿐 아니라, 효율성이 좋습니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산업진흥원이 주최한 2009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교내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지역예선에선 동남권 지역 1위를 했어요. 전국 본선에선 특별상을 받았죠.이와는 별도로 나간 대한전기학회 부산지회 캡스톤 경진대회에선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제작은 혼자서 하셨나요?
저를 포함해서 본래 친하게 지내던 같은 과 후배 한명과 학교 게시판에 올린 팀원모집 공고를 보고 찾아온 기계공학부 후배가 한 팀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각각 역할을 분담했죠.
제가 아이디어를 내고 팀장으로서 작업과정을 총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고 다른 팀원 2명은 각자 자기가 가장 자신 있는 부문을 담당했어요.
사실 교내 대회에 출전할 때만 해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어요. 처음에는 쉬엄쉬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교내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전국대회에 나가면서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팀원을 한 명 더 추가했죠.
사실 저희가 재학생 신분이라서 대회 준비 과정과 학교 시험기간이 겹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팀원들 모두 성적도 많이 떨어졌죠(웃음).
팀 체제라서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시간 내 완수 하지 못하면 다른 팀원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개인사정으로 일을 미룰 수도 없었어요.
아이디어 회의, 설계, 부품구입, 제작, 성능테스트 등 모든 과정이 하루 이틀로 끝날 일이 아니라서 늘 시간에 쫓겼죠. 대회기간이 임박해서는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제작실에서 쪽잠을 잔적도 많죠. 제작실이 지하에 있어 여름에도 새벽에는 꽤 추웠던 기억이 납니다.
선형풍력발전기의 모습.
생각보다 크기가 작은데, 얼마나 발전하나요?
예. 지금 현재 이 정도의 규모(너비 1m X 높이 0.8m)라면 100W 정도의 전기를 생산해 낼 수 있어요. 길거리에 있는 가로등을 작동시키는데 필요한 전력량이 400W 정도 되니까 여기서 조금 더 크기를 늘리면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전력을 충당할 수 있지요.
하지만 최대 발전량을 하나의 수치로 명확히 규정짓기는 어려워요. 발전기의 특성상 크기가 커지면 생성되는 전기량도 증대되기 때문이죠. 이제 제가 만든 이 발전기 모형을 기업의 기술자들이 더욱더 실용화 시키고 개량해나가는 것이 숙제라면 숙제겠지요.
아직 학부생인데,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없었나요?
(웃음) “어려움 많았죠. 다행스럽게도 교내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뒤, 개량할 때에는 지도교수님의 도움을 받았어요. 하지만 초기에는 제작 및 실험 장소와 관련한 문제가 너무 컸어요. 석사라면 연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지만, 학부생에게 그런 연구공간은 어림도 없거든요.
저희팀이 대개 이용했던 장소는 과내 과제 실습실이었어요. 사실 그곳은 저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제작 활동에 제약이 너무 컸죠. 우리나라에는 산학협력이 잘 돼 있다고 하지만, 학부생들은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여건이 되지 않아 사장시키는 것이 대부분이죠.학생들이 공학에 더욱더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가 단지 아이디어로 끝나게 해선 안돼요.
실제로 제작해 보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스스로 찾아보도록 만들어 주어야죠. 다행히 저는 시기가 맞아 떨어져 저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긴 했지만 이러한 경우는 매우 드물죠. 앞으로는 학부생들에게도 실습 및 제작을 위한 인프라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네요.
김대연씨(오른쪽)와 팀원 장찬영씨.
앞으로의 풍력발전의 전망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제가 생각하기에 풍력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적 여건입니다. 특히, 넓은 공간과, 바람,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죠. 자본의 문제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자연적 제약은 그렇지 못하죠. 이러한 조건을 고려해 볼 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풍력발전의 개발 방향은 바다를 이용하는 거예요.
이미 외국에서는 해양풍력발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죠. 바다만큼 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과 일정한 양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부는 장소도 없어요.
아직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풍력발전 기술에 비해 뒤쳐져 있지만 이 해양 풍력발전을 잘 연구한다면 친환경 대체에너지로서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손색이 없는 풍력에너지를 가지게 될 것이라 확신해요.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요?
제 꿈은 국내의 기술관련 특허권을 관리하는 변리사가 되는 것이에요. 우리나라가 기술 강국이라곤 하지만 아직 제품 생산과정에서 지불하는 해외 로열티가 매우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원천기술이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온전한 우리의 것이 될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기술들을 더욱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그것을 관리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기술을 우리의 허가 없이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보전하는 능력 말이에요.
사실 제가 교내 대회에 출전하면서 이 선형풍력발전기를 개발한 것도 제 손으로 만든 상품으로 특허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학공부도 하면서 환경 친화적인 발전기도 만들고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미리 둘러보는 두루두루 좋은 경험이었어요.
학부생 신분으로서 부족한 여건을 극복하고 선형풍력발전기를 만들어낸 김대연씨. 친환경적 대체에너지 연구개발이 활발한 요즘, 한 대학생의 작은 아이디어가 이루어낸 이 발명품이 미래의 풍력발전 사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 기대해 본다.
2010.04.01 13:36 입력 |공감코리아 정책기자마당 다정다감 정책기자 유정균|
출처 :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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