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28798
  • Today : 140
  • Yesterday : 1410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1465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풀꽃 [1] 물님 2010.12.30 1462
202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1461
201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1461
200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구인회 2012.10.12 1455
199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1452
198 찬양 [6] 하늘꽃 2008.09.25 1452
197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1444
196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1443
195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1440
194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