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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이 이글거리고 있고 그 태양아래 있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 삼켜버릴 듯이 이글거리고 있고 그 태양아래 있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 하늘을 향하여 마른 침을 삼키며 빗방울이 떨어져 주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하루하루 간신히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중순부터 비가오지 않기 시작해서 성탄절을 지나고 새해를 지나 새 학기가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지칠 줄 모르고 계속 이어집니다. 12월에 소를 몰고 탄자니아로 길을 떠난 남자들은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소가 돌아와야 우유도 얻을 수 있는데 그나마 소까지 없으니 어린아이를 품에 안은 마사이 아낙네들의 가슴이 태양아래 타들어 가는 초목과 같이 타들어갑니다. 그래도 소가 있을 때는 우유라도 한잔 마시고 새벽길을 나서 학교에 왔는데 이제 그나마 그 우유한잔도 마시지 못하고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학교에 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참 가슴이 아픕니다. NGO에서 구호물품을 보내주기는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아이들이 배가 고파서 공부를 할 수 없기에 학교에서 10시에 포리지(옥수수가루 끊인 것)지 한 컵을 먹이고 다시 수업을 합니다. 그리고 점심때 키데리(기름과 함께 콩과 옥수수 삶은 것)를 먹는데 아마 이것이 요즘 이 아이들이 먹는 전부일 것입니다.

이곳 케냐는 한국처럼 사계절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구지 계절을 말하자면 비가 오는 우기와 비가 오지 않는 건기로 나누어집니다. 그런데 요즘 엘리뇨 현상으로 건기는 길어지고, 우기는 짧아지는 기후이변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소와 염소 기르는 것을 본업으로 삼고 사는 마사이 사람들에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건기에도 가끔은 비가 왔다고 하는데 요즘은 그 긴 기간 동안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폭동이 일어나면서 옥수수등 곡물들이 들어있는 창고를 태우는 바람에 지금 곡식들이 턱없이 부족해서 옥수수를 비롯하여 케냐사람들이 주식으로 먹고 있는 웅가(옥수수가루)등 모든 물품들의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어 생활고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 경제 또한 점점 힘들어지면서 후원해 주시던 분들이 후원을 멈추기 시작했고, 환율은 점점 하늘을 찌르듯 높아가고, 모든 물품들의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돌봐 주어야할 아이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조건으로 선교사들이 사역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하여 이번에는 간절히 님들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학교에 오는 아이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만원 이 만원 아니 몇 천원이라도 좋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가정에서, 학교선생님들은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교회에서는 교인들과 함께 저금통장 하나 마련해서 한 푼 두 푼 동전을 모아서 보내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저의 이 도움의 요청이 여러분의 마음을 무겁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이 도움의 요청이 여러분들을 행복하게 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님들이 함께해 주시면 현장에서 일하는 저희들은 더욱 신이 나서 할 것입니다. 함께하는 가족이 많으면 많을수록 괜히 마음이 든든하잖아요. 많은 삶의 춤사위가 있지만 춤꾼과 함께 이런 춤사위에 젖어보면 어떨까요. 어디선가 비가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 2월에 저의 홈페이지에 이글을 올렸는데 나누고 싶어 올립니다. 그런데 아직도 비가 오질 않고 있네요.
   작년 이맘때는 날마다 비가 왔었는데 말이에요. 이 어려움을 통에 하늘의기별을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