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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행 "길 위의 풍경 "

2009.06.16 15:02

구인회 조회 수:3021

길 위의 풍경

                 
                 누구나 길을 간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저자는 사람들이 가는 길
                 굽이굽이 산내 옥정호
                 사랑노래 흩날리는
                 그 어느 소롯길이라도
                 길찾아 떠난다

                 그러다가 길을 잃으면
                 자신의 영혼을 잃는 것처럼
                 허무에 몸살을 앓는다

                 길을 고집하는 것은 무엇일까?
                 본래 길이 인생이기 때문이리라..

                 지도무난 至道無難
                 길을 가는 사람만이
                 길을 찾기 때문이다     

                 가도가도 천리 먼 전라도길

                 시인의 길
                 나그네의 길
                 저자와 함께 길찾아 
                 떠나봄은 어떠할까?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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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여행자와 함께 흐르는 하늘과 바람과 강물, 풍경에 관한 진심어린 소통
길 위에서 피고 지는 사연들


『길 위의 풍경』. 길을 따라 드문드문 꽃 핀 자리에 도란도란 사람의 마음이 들어선다. 거기서 사람들이 또 피고 진다. 이 책은 섬진강에서 시작해 지리산으로, 금강으로 굽어지는 풍경을 해찰하며 기록한 여행기록서이다. 막 길에서 나서면서부터 시작되는 ‘길의 탄생’에서부터 그의 발길이 닿는 지역마다 켜켜이 쌓인 오랜 선조들의 사연들이 흘러나온다.

길에는 시간만이 누적되는 게 아니다. 길섶마다 켜켜이 쌓은 사연들이 숨어 있다. 길을 나선 저자 김병용은 금이 간 담벼락을 보며 그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비와 바람과 세월을 그려내듯 녹슨 철대문에서, 좁다랗고 구부러진 낯선 동네의 골목길에서, 쭉 뻗은 기차철로에서 자신의 유년을 회상한다.

사람과 자연과 그리고 그 모든 소소한 것들에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그의 걷기 여행은 길과의 소통이 담겨 있다. 전라북도 문학가의 마을과 전시관을 기행하며 그들 삶의 흔적을 관통하고, 또 그 남겨진 것들에 관한 깊은 감동을 시적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여행자와 함께 흐르는 하늘과 바람과 강물, 그 풍경들에 대한 저자의 진심어린 소통을 담고 있는 책이다.

"길위의 풍경"

저자소개

김병용
1990년부터 소설가가 되었지만 해찰한 시간이 더 많다. 틈만 나면 군지, 읍지, 여행기를 읽는 취미로 살다가 문득 직접 돌아다녀보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부랴부랴 카메라를 장만해 길을 나섰다. 2005년 전북의 동남부 산악지대 1,500리를 도보 답사한 바 있고, 2006년에는 두 딸을 동반한 채 안데스 산지를 헤매고 다녔으며, 2008년도에는 한반도의 서남부를 기행하였다. 지금은 그동안 소홀히 한 소설 쓰기에 매진할 생각과 함께 라인홀트 매스너나 위치우위, 장룽을 넘어서는 글쓰기에 대한 고민으로 지낸다.??
그동안 낸 책으로는 장편 《그들의 총》, 소설집 《개는 어떻게 웃는가》, 기행집 《길은 길을 묻는다》 등이 있다. 그동안 백제예술대학과 우석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강의를 하였으며, 아시아-아프리카문학페스티벌 기획과 추진을 한 바 있고, 미국 아이오와국제창작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지금은 전북대학교에서 외국 유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일을 하지만, 주로 그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곳 사람들의 삶과 풍광의 윤곽을 마음 속에 그려보는 일을 더 좋아한다.

목차

추천사 세상의 나그네인 그대여! 4
서 문 길은 길을 부른다 6

1부_ 산과 강이 만들고 인간이 거닌 길
길을 떠나기 전에 지도를 먼저 보는 일 14
바위가 구름 되어 훨훨 날아간단다 28
강가에 널린 돌등에 당신의 손을 얹어보라 38
지리산과 섬진강 사이로 문학이 흐른다 48
이름을 부르면, 지리산이 달려와 당신을 보듬는다 60
지리산 바람 소리, 가슴에 이는 바람 소리 81
선암사에서 송광사 가는 길… 20년 90

2부_ 물길 따라, 바다가 만든 길
불안전한 이동이 우리 삶을 이끈다 104
섬이 잠들어야 길손도 잠드나니 114
섬은 태양을 향해 항진한다 127
가거도라, 멀기도 머네, 내 마음에 가닿은 곳 140
오늘 이 날이 '너무' 그리울 것 같아요 152
바다 따라 간다 2번국도, 책 그늘 환한 길 164
나는 거기 가지 않았다, 꼭꼭 숨겨두고픈 마음 176

3부_ 백제의 길, 금강의 길
나를 내 바깥으로 밀고 나가는 힘 190
사랑만큼 시련도 깊다, 금강이 크게 우는 자리 202
불안감이 자신을 경계하게 만든다 214
쓰거워라, 내 마음의 소금밭에 내리쬐는 햇살 228
빠름에 대한 열망과 느림을 대하는 자세 242
사람에겐 사람이 귀하다 252
흐르는 물을 보며 마음을 다시 돌이킨다 262

4부_ 길에 관한 몇 가지 생각
담벽을 따라 골목으로… 당신의 마음 창고에 이르는 길 276
삶과 꿈이 몸을 섞고 뒤채는 곳, 모래내 시장 290
기차 여행, 이제 우리의 거처는 시간 속이다 296
당신이 글을 쓰는 동안, 누군가는 여행의 꿈을 꾼다 310
보태는 글 함께 혹은 홀로 서성이는 마음(김관영) 324

출판사 서평

“길 위에서 나는 하염없이 작다. 풍경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순간마다 나의 왜소함과 빈곤함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입구만 보여줄 뿐, 출구는 보여주지 않는 세상의 길과 글의 숲을 나는 헤매고 다녔다. 여기 묶은 글들은 그러한 방황과 모색의 기록들이다.”

서둘러 배낭을 챙기는 당신에겐 무슨 사연이 있는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나무가 그리워서이겠는가. 청량한 바람만이, 낯선 흙냄새만이 그 여행의 오롯한 이유이겠는가. 매일 같은 형상으로 덧입혀지는 일상의 단조로움에 토악질이 날 때, 제 삶의 십자가가 더없이 버겁기만 할 때, 우리는 그저 훌훌 털어버리고 어느 새로운 세상이라도 찾아내려는 듯 여행을 꿈꾼다. 그리고 그 길에서 다시금 생의 이유를 찾는 것이다.
《길 위의 풍경》은 그런 탓에 섬진강에서 시작되어 지리산으로 흐르고 금강으로 굽이지는 풍경을 기록하는 동안 참으로 해찰이 많은 여행기록서다. 막 길에 나서면서부터 시작되는 ‘길의 탄생’에 관한 흥미로운 고찰에서부터, 그의 발길이 닿는 지역마다 켜켜이 쌓인 오랜 선조들의 사연들이 줄줄이 흘러나온다. 그것은 다만 역사적 기록으로서가 아닌, 인간적인 애잔함으로서 저자는 그 시절의 그들의 넋을 다독인다. 또한 전라북도 문학가의 마을과 전시관을 기행하며 그들 삶의 흔적을 관통하고, 또 그 남겨진 것들에 관한 깊은 감동을 시적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그러는 동안 여행자와 함께 흐르는 하늘과 바람과 강물… 그 풍경들에 관한 저자의 진심어린 내밀한 소통은, 어느 한 생의 기록과도 같이 깊은 울림을 주며 차분히 기록돼 있다.

길에는 시간만이 누적되는 게 아니다, 길섶마다 숨어 있는 사연들

길을 나선 저자 김병용의 글줄은 인간의 혹은 자연의 사물을 그 모습 그대로 지나치지 못한다. 금이 간 담벽을 보면서도 그는 삶을 이야기한다. 담벽의 금은 무너짐의 징조가 아니라 무너지지 않으려는 안간힘의 흔적이라 말하는 저자는, 사람의 생애에서도 심장에 쩡 금 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나 그것은 그대로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살을 내주고 뼈를 지키는 방식으로 자신의 생애를 견디는 것이라 다독인다.
비와 바람과 세월을 그려내듯 녹슨 철대문을, 좁다랗고 구부러진 낯선 동네의 골목길을, 쭉 뻗은 기차철로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오랜 문학가의 그것답게 정갈한 필치로 인생을 논하고 자신의 유년을 회상하며, 사람과 자연과 그리고 함께 하는 모든 소소한 것들에도 따스한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여행은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있다. 인생을 한 시절의 소풍에 비유하기도 하는 것처럼, 배낭을 둘러매고 나선 저자는 그 여행길 위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을 하고 추억하고, 발길을 돌리자마자 이내 솟아나는 그리움에 땀에 젖은 발뒤축이 자꾸 땅속으로 꺼지는 것 같기도 하다. 여행이 다만 풍광을 유람하기 위한 게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이 해찰 많고 참견 많고, 세세한 그곳의 여행정보는 일절 말해주지 않는 이 불친절함에 더욱 마음이 끌리고 만다. 떠난다는 것이, 그리고 다시 익숙한 그 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 것인지 다시금 생각게 한다.

책속으로

그의 최후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어쨌건 그의 말년은 뼛속까지 시린 고립감과 살점을 쥐어뜯는 고통 속에 놓여 있었을 것이다. 강철 같은 의지로 불꽃 같은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후인들의 바람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현상의 최후를 지켜봤을 지리산의 나무나 바위들은 입을 열지 않으니 과연 이곳에서 빨치산들이 발전소를 운용했는지, 이현상의 주검이 누워 있던 바위가 이것인지 저것인지, 그곳에 모인 사람들끼리 두런두런할 뿐이었다.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한 후인들의 안타까움을 그렇게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던 것이다.
- 본문 중 지리산 이현상 루트에서

젊음이 젊음을 속일 수 없듯이, 나이가 드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다. 한 집안, 한 건물의 생애가 담벽에 나이테처럼 새겨진다. 외할머니의 잔주름 하나에 자녀들의 좌절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어미의 안타까움이, 또 주름 하나에 집안의 도산과 재기의 시련을 견뎌야 했던 세월이 새겨져 있는 것처럼, 저 담벽에도 한 집안의 역사와 이 건물의 내력이 주름져 있는 것이다. 주름살은 숨기고픈 삶의 내력까지도 고스란히 바깥에 드러나게 만들고, 삶의 모진 풍상을 견뎌낸 세월의 흔적을 주름으로 뭉쳐 숨기기도 한다.
- 본문 중에서

바윗돌 사이로 졸졸졸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다가, 문득 '운근'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옛사람들은 바위를 그렇게도 불렀다. 산정에 외따로이 놓인 바위가 어느 날 문득 제 육신의 무게를 벗고 싶으면 훌훌 구름이 되어 날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육중한 체감이 그리워지면 구름은 다시 바위로 맺힌다고 한다. 잘 생각해보라, 마을 뒷산에 있던 바위가 홀연 사라진 일은 없었는지… 사라졌던 바위가 밤새 다시 나타났다면, 구름은 당신이 그리워 다시 바위가 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살아가는 이유가 내 자신이 할 바 혹은 운명 같은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라면, 이 섬에 들어온 이들도 마찬가지이며 이 섬 역시 그러할 것이다. 풍랑에 제 몸을 맡긴 지 수만, 수억 년간 이 섬은 여기 출렁이며 제 존재의 이유를 물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 '외롭다'는 표현은 아주 유치하거나 무척 장엄하다. 말을 내뱉어 과장하거나 자초하는 외로움이 아닌 순수한 쓸쓸함… 외롭다는 외마디에 도사리고 있는 고통과 아름다움, 위엄과 위험이 이 섬에서는 보다 가파르고 선명해진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