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연가... 비가 많이 오네요
2009.07.02 18:09
젊은 귀농자들의 장마철 연가
산내우체국 이규진
비 많이 오는 날은 아침부터
원두막에서 막걸리를 마십니다.
어쩌다 그녀와 단둘이서 마실 때도 있습니다.
비는 그치지 않고 우리 사연도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술따라 이어집니다.
천둥이 칠 땐 그녀가 깜짝 놀라 기댑니다.
나는 재빨리 릴케를 이야기하거나, 술을 마십니다.
꼭꼭 숨겨왔던 여러 추억을 비만 오면 실타래처럼 풀어놓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마음은 말 할 수가 없군요.
무섭게 비가 오는 날 아무 말도 들리지 않을 때나 살짝 말해야겠습니다.
말귀 어두운 그녀는 되묻겠지만, 반복은 사절이라고 선수쳐서 말하면 됩니다.
원두막 막걸리는 천상의 열매로 빚은 듯합니다.
비 때문인지 그녀때문인지 혹은 취해서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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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는 새를 쫒는게 아니라
새를 부르는 원두막이었고요
원두막은 친구를 부르는
만남의 광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