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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2013.04.30 06:18

물님 조회 수:2989

천안함 프로젝트 과연 상영될 수 있을까요? [269]

바람부는언덕 (lond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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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은 <천안함 침몰 사건>(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지 3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둘러싼 의혹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물론 정부는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침몰로 규정하고 있다. 2010년 5월 20일 민군 합동조사단(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에서 제조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되어 침몰하였다고 최종발표했다. 그러나 합동조사단의 발표 이후에도 천암함 침몰의 원인에 대한 논란은 아직까지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말 천안함은 정부의 발표대로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다른 원인이 있었던 것일까? 정부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는 의혹들, 과연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무엇일까? 


<천안함 사건을 다룬 다큐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공개되었다, 출처:구글이미지>


천안함 사건과 관련, 이 사건을 입체적으로 조망한 다큐멘터리 영화인 <천안함 프로젝트>가 전주영화제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었다. 80분 분량의 이 영화는 최초 사건이 발행한 이후 사건에 대한 당국의 관점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영화가 제기하는 의문처럼 당시 정부와 국방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잦은 말바꾸기와 끼워맞추기식 조사로 논란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야만 했다.  


사고 당일 합참은 최초 사고발생 시각을 오후 9시 45분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일주일 사이 그 시각은 9시 30분, 9시 25분, 9시 22분으로 세 번이나 정정되었다. 또한 사고 당일 백령도에서 찍힌 TOD 영상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처음에는 영상의 존재사실을 은폐하다가 언론에서 문제를 거론하자 마지 못해 그것도 일부만 공개했다. 2010년 5월 20일에 있었던 합동조사단의 공식발표가 있은 이후에도 이같은 상황은 반복되어 나타났다. 발표당시 합동조사단은 북한이 사용했다는 어뢰의 실물크기 설계도를 공개했다. 그런데 이 어뢰가 북한의 어뢰와 다른 어뢰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합동조사단은 처음에는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다가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어뢰의 실제 설계도가 공개되자 그제서야 잘못을 시인했다. 5월 15일 어뢰를 발견한 후 닷새만인 20일 발표를 하다보니 자료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국방부 관계자의 해명은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국방부는 무엇이 급해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그것도 천안함 침몰의 결정적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어뢰에 대한 정밀 조사조차 없이 서둘러 결과를 발표해야만 했던 것일까? 


<합동조사단의 때 이른 발표는 혹시 이것 때문은 아니었을까? 출처:구글이미지>


참여연대는 합동조사단의 발표와 관련 몇가지 의문점을 제기했다. △ 어뢰폭발로 인한 물기둥은 과연 존재했나? 당초 물기둥은 없었다던 국방부의 발표는 왜 번복되었나? △ 생존자나 사망자에게서 어뢰폭발에 상응하는 상처가 왜 발견되지 않았나?   천안함 사건 초기 TOD영상은 진짜 없나?  절단면과 선체바닥, 선체내부에서 폭발의 흔적으로 볼만한 심각한 손상이 없는 것 아닌가?  가스터빈실 인양 사실을 왜 민간업체 제보 이후에야 공개했나? 그리고 가스터빈실 조사없이 왜 선거개시일에 맞추어 서둘러 최종결과를 발표했나?  연어급 잠수함 과연 존재하나? 어떻게 침투했나?  초계함, 링스헬기, P3C 대잠초계기, 이지스함으로도 잠수함 침투와 귀환, 어뢰발사 중 어느것 하나도 추적하지 못했단 말인가? 등의 의혹들을 거론하며 국내외에서 제기된 의문점들을 토대로 당국의 성실한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합동조사단은 이같은 국민적 의문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의문은 또 있다. 정부와 국방부는 군사보안상의 이유로 천안함 사건의 의혹과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가 될 수 있는 '사건당일 교신기록', '천안함 정비일지', '천안함 사고 당시의 항적기록', '생존자들의 면담기록'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건의 파장과 사안의 중대성, 그리고 무엇보다 해소되지 않고 커져만 가는 국민적 의혹과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국방부가 자료들을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만약 군사보안과 기밀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비공개를 전제로 자료를 국회에 넘기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천안함 사건 관련 의혹이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불씨처럼 남아있는 이유이다. 


다큐멘터리 영화인 <천안함 프로젝트>가 천안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지는 않는다. 또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 때문이 아니다'라고 단정짓지도 않는다. 이 영화를 연출한 백승우 감독의 말처럼 <천안함 프로젝트>가 범인을 찾기 위한 작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는 쪽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공격당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 흐름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가 담겨있는 <천안함 프로젝트>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소통'에 관한 영화일 지도 모른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천안함 사건'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 출처:구글이미지>


'소통이란 '두 대상이 서로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을 교감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상대방이 나와 생각이 다르고 뜻이 다르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거리감을 두며 함께 할 수 없는 대상으로 규정짓는 풍토가 만연한 것 같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공격하기만 한다면 서로 다른 생각들이 다양하게 소통하고, 조정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 사회공동체의 사회적 약속으로까지 나아갈 수 없게 된다. 천안함 사건도 이런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이 사건의 진실과 실체가 규명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문점들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의혹은 신뢰할 수 있는 실체적 증거들이 제시되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실체적 증거들에 대해서 정부와 국방부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향해 명예훼손 등을 거론하며 강제하려고만 하고 있다. '소통'이 이루어지려면 두 대상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야만 한다. 어느 한쪽이 생각을 감추고 나누기를 머뭇거린다면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고 두 대상 사이의 괴리감만 점점 커져만 갈뿐이다.


<천안함 프로젝트>를 제작한 정지영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든다는 얘기에 많은 분이 걱정했고 용기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얘길 했는데, 이런 영화를 만드는 데 용기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지 않는 그런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3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국민적 의혹은 가시지 않고 여전히 남아있다. 천안함은 도대체 어떻게 침몰하게 된 것일까? 누구에 의해, 무엇때문에, 어떻게, 왜 침몰한 것일까? 정지영 감독의 영화제작 후기 속에 <천안함 침몰 사건>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이 말은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시간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그렇기 때문에 의미있는 작품일 수 밖에는 없다. 모두가 얘기하길 꺼려하는 이야기를, 입 밖으로 토해내서는 안되는 이야기를 세상밖으로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워낙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다루고 있다보니 <천안함 프로젝트>가 실제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지만, 무모하고 발칙하며 위험하기까지한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하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작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한다. 그것은 바로 이것이다. 


"여러분, 천안함 사건 한번 얘기해 볼까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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